부인이 화낸 상황
안녕하세요 전국에 계신 유부남 동지 여러분, 결혼생활을 하시다 보면 이런 경우에도 내가 부인한테 욕을 얻어먹고 잔소리를 들어야 하나 하는 아주 황당하고 기분 나쁜 경우가 종종 있으실 겁니다, 오늘은 저가 결혼생활 중에 겪었던 에피소드를 한 개 풀어보려 합니다. 어떤 분들은 이미 겪으신 일이라 공감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이고 경험해 보시지 않으신 일이라면 제 글을 참고하셔서 부디 슬기로운 대처를 하셔서 집에서 사랑받는 남편, 아빠가 되시기를 두 손 모아 응원합니다.
최근에 있었던 일입니다. 저는 주 5일 근무를 하기에 아침 일찍 출근하여 보통 저녁이면 퇴근을 합니다, 쉽게 말해서 일근 근무를 한다는 것인데 매일 출근하고 저녁에 퇴근하는 것이 야간근무나 교대근무 하시는 분들보다 나아 보이는 점도 있지만 그에 반해 매일 출근하다 보니 주말 특히 토요일 아침에는 늦잠도 자고 체력 충전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실제 몸도 토요일 아침쯤이면 어떻게 쉬는 날인지 알았는지 축 처지고요
우리 마누라님은 10여 년간 집에서 살림만 하다가 작년 7월경부터 간호조무사로 병원에서 일해오고 있습니다. 남편이 능력이 된다면 일을 보내지 않고 싶지만 요즘시대에 외벌이로 지내려니 너무 힘이 들어 합의하에 맞벌이를 하게 되었습니다. 맞벌이 시작한 지 1년이 좀 지나니 마누라님도 슬슬 병원에 가기가 싫었는지 자꾸 자기가 집에서 초등학생인 아들. 딸들을 돌봐주지 못하는 것이 미안하다는 이상한 논리를 들어 병원 나가는 것을 그만두려는 꼼수를 부리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그날도 저의 오지랖이 사건을 만들었습니다. 평일 아침에 마누라님이 출근을 하려는데 늦게 일어났습니다. 저 딴에는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는 마누라님을 그냥 보냈으면 되는데 아침에 태워줄까 해서 출근시간을 늦쳐지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는 중에 둘째 그러니 초등 2학년 딸이 일어나 울기 시작합니다. 갑자기 이가 흔들린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마누라가 치과에 애를 데리고 가랍니다. 저는 출근을 해야 하는데요. 그래서 반사적으로 오늘은 못 간다 라는 말을 하였더니 그때부터 이래서 맞벌이를 하면 안 된다. 내가 아이들을 못 돌봐 준다면서 슬슬 출근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시전 합니다. 그러다가 토요일 아침에 치과에 가기로 하고 저는 안 태워주어도 되는데 저의 오지랖으로 마누라님을 병원에 태워 줬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토요일 아침에 되었고 저는 마누라님이 시키는 대로 집 근처 자주 가는 치과에 딸을 태워 갔습니다. 저는 불금에 술을 마셔 숙취는 없었지만 늦잠을 너무 자고 싶은 마음이었죠. 치과에 갔더니 다음 주까지 휴가라는 안내문이 출입문에 붙여져 있었습니다.
저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습니다. 합법적으로 집으로 돌아가면 되었으니깐요, 그런데 마누라님이 집 근처 다른 치과 주소 링크를 보내왔습니다. 저는 반사적으로 못 간다는 카톡을 보냈더니 "네가 아빠가"라는 답장을 받았습니다. 이때부터 저의 화가 치밀어 올라왔습니다. 화를 참으며 링크를 클릭하여 다른 치과에 갔습니다. 거기에서 충격적인 대답을 듣습니다, "예약을 하지 않으셔서 검진만 받을 수 있습니다" 저는 또 마누라님에게 카톡을 보냅니다, 역시 답장은 없습니다. 물론 바쁘시겠지요, 결국에 제가 1시간 기다려 딸아이 흔들리는 이를 빼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저는 자랑스럽게 아이가 자랑하는 빠진 이 사진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역시 답장이 없습니다
당시 나의 마음 등
정말 xx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누라님은 저가 한 번도 애를 데리고 병원에 가지 않았다며 저 보고 아빠가 아니라는 말도 안 되는 카톡을 보내왔고 저의 소중한 토요일 아침은 그렇게 망쳐졌습니다. 저도 물론 아이들을 사랑하고 아빠가 해야 하는 기본적이 덕목은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위에 말씀드린 대로 대처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수고했다는 말도 아닌 무응답을 받았습니다
다시 생각해 본 슬기로운 대처법
다시 생각해 보면 저가 2가지 대처를 할 수 있었던 거 같습니다. 첫째 아무 말도 아무 댓 구도 없이 마누라님이 시키는 대로 일말의 틈새도 없다는 생각, 즉 마누라님이 시키는 대로 자주 가던 치과에서 휴가 중이라면 다른 치과에 가서 흔들리는 이를 뽑고는 사진촬영하여 보고하는 방법 둘째 아예 시키는 대로 하지 않고 그냥 욕과 잔소리만 듣는 대처법, 그런데 지금에 다시 생각해 본 슬기로운 대처법은 그냥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마누라님이 시키는 대로 하고 군말도 말고 그렇다고 내가 토요일에 움직였다고 생색도 내지 않는 게 최고의 대처법인 거 같습니다. 결론하여 힘없는 남편분들 그냥 마누라님이 시키는 대로 하시고 보고 빨리 하시고 절대 생색내지 마십시오. 단 집에 월 1000만 원 정도 가져다주시는 위대한 남편분들은 제외입니다. 앞으로도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풀어보겠습니다. 그때까지 다들 몸 조심 하시고 즐거운 마음으로 뵙기를 기원합니다. 이상 마누라님한테 잡혀사는 이름 없는 남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