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기 세척기에 대해

 

전국에 계신 집사남(집에서 잡혀사는 남자) 동지 여러분 다들 옥체보전하며 즐겁게 지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저의 결혼생활 에피소드 중 '식기세척기'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볼까 합니다. 식기 세척기란 다들 아시다시피 설거지를 대신해 주는 전자제품입니다. 제품의 상품명 그대로 받아들이면 식기를 세척해 주는 기계, 아주 주부들의 가정살림에 획기적인 제품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마누라님의 식기세척기 구입에 대한 요구

 

지난 포스팅에(준비도 없을 때 화낼 때 대처법 1) 말씀드렸다시피 저희 마누라님은 약 1년 전부터 병원에 간호조무사로 출근하고 있습니다. 그때부터 가사를 분담하자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하였지요. 실제로는 그전에도 가사는 분담하였는데 이제는 딱 꼬집어 설거지나 빨래, 분리수거 등 저한테 요구하는 게 점점 늘어나기 시작합니다. 저가 생각하기에 마누라님이 일을 하러 나가기 전에도 설거지나 빨래, 집안 청소를 그렇게 열심히 하는 그런 여성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일을 나가고부터는 설거지는 아예 쌓아두는 격이 되었지요. 예전에 이런 말들이 있었지요. 음식 맛은 더럽게 없고 요리도 특별나지 않은 사람들이 그릇만 많이 쓴다는... 우리 이쁜 마누라님도 그런 사람 중에 한 명입니다. 처음에는 농담으로 그러나 하였는데 계속적인 식세(식기 세척기 줄임) 구입에 대한 강력한 압박이 들어옵니다. 여기다 더하여 인근에 사시는 장모님 조차도 반찬을 가져다주시며 "김서방 그 식기세척기 인가 하는 거 좀 사줘라, 00이 고생한다"라고 후방에서 더 압박이 들어옵니다

나의 직관적인 생각들

 

위와 같은 생각에 침묵으로 일관할 수가 없어서 저는 직장 동료들에게 식기세척기에 대해 의견을 물어보았습니다. 젊은 직원 즉 결혼하지 않은 직원들은 아예 관심이 없는 전자제품이었고, 어떤 직원 왈 "형님 식당에서 사용하는 큰 거 말고 일반 가정용 식세는 효과도 없고 얼마 안 되는 그릇 거기에 넣고 돌리기도 애매합니다"라며 식세의 불요성에 대해 저에게 큰 힘을 실어 줍니다. 저도 솔직히 생각하기에 네 식구에 그때그때 설거지를 하면 될 것을 맛도 없는 요리를 하며 그렇게 그릇을 있는 거 없는 거 다 꺼내 쓰고, 재워두니 나중에 설거지 거리가 많아지고 하기 싫은 거는 당연한 결과가 아니겠냐!!! , 그냥 살살 제때 손으로 설거지 좀 해라 이 게으른 마눌님아!!!,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오지만 한편으로는 식세를 썩혀먹든 어쩌든지 시원하게 사 줄 수 없는 제 형편이 서글프기도 합니다

 

 

꿀팁 : 식기 세척기를 사주지 않아도 되는 방법

 

그래서 제가 근 한 달 동안을 고심고심 하다 '식기 세척기를 사주지 않아도 되는 방법'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동지 여러분들이 대충 감 잡으셨듯이 저 인간 00 이가 '인간 식세기'가 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남자들이 세상을 살아가며 익혀야 되는 여러 가지 기술들은 군대에서 익힌다는 말들이 있지요. 군대시절 식사추진한 식판들을 쉴 새 없이 닦았던 그 실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설거지라는 것을 제가 식세로 빙의하여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좀 귀찮았는데 정수기 옆에 신나는 음악을 틀어놓고 음식잔반이나 기름때 양념 때가 저의 손놀림 하나에 빠득빠득 깨끗해 짐에 어느 순간에는 희열을 느끼기도 하였습니다. 제가 진정으로 식세로 변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옛말에 돈 없고, 능력 없으면 몸으로 때워라 라는 말이 있듯이 저가 식세가 되어 열심히 몸으로 때우고 있습니다.

 

결론하여 마누라님들에게 식기 세척기를 사주지 않아도 되는 저만의 방법은 제가'내가 식세'로 빙의하여 몸으로 때우는 방법"이 되겠습니다. 지금까지 아니 아직 까지는 경제적인 능력이 좀 모자란 집사 남이었습니다. 제 포스팅 글이 늘어나고 제 글에 호응하고 응원해 주시는 동지 여러분들이 많이 생기게 되면 조만간 대용량 식기 세척기를 시원하게 구입해 주는 그날이 올 거라 확신합니다. 오늘 비가 많이 내리네요, 곧 태풍도 밀려온다 합니다, 부디 태풍피해 없이 가정이나 회사 친지들 간에 행복이 가득한 날들이 되시기를 간절. 또 간절히 기원드립니다. 이상'식세'에 대한 포스팅을 마치고 물러갑니다!! 충성!!